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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로컬푸드, 도시와 농촌의 똑똑한 협동

2015년 5월 29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법안이 표결되었다.

일명 '로컬푸드법'으로 불리는 '지역농산물 생산•가공•유통 및 소비의 촉진을 위한 법률'이다.

재석의원 241명 중 240명 찬성, 기권 1명으로 통과된 이 법안을 제출한 사람은 세종시 제1호 국회의원인 이해찬 의원이었다.

우리말로 '지역농산물'을 뜻하는 로컬푸드란 한마디로 말해 '신토불이(身土不二)'의 개념이다.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로컬푸드 캠페인을 벌여 왔고,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되는 유통방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로컬푸드의 장점은 농산물 수송거리를 줄여서 신선도를 유지하고, 유통마진을 줄여서 소비자에게 저렴한 값에 제공하고, 지역경제를 순환시키는 효과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장거리 수송되는 글로벌푸드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 예컨대 신선도를 유지시키기 위한 화학약품 처리, 이동에 따르는 배기가스 배출과 연료소비를 줄여준다.

2013년 완주의 로컬푸드 사업장을 방문한 이해찬 의원은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모두 이득을 안겨주는 사업이며, 적극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당시 로컬푸드 사업은 관련 법이 없어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의해서만 운영되고 있었다.

근거 법령이 없으니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도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해찬 의원은 로컬푸드 관련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슨렴하기 위해 4차례의 토론회와 간담회를 거쳐 법안을 마련했고, 입법 공청회도 열어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해찬 의원은 로컬푸드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이 법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에 로컬푸드라는 개념을 정립한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로컬푸드 육성을 위해 5년에 한 번씩 육성기본계획을 발표해서 장기적으로 정착해나갈 수 있는 큰 운영방향을 국가가 직접 지원한다는 것이고요,

자기가 만든 농산물을 바로 자기가 가격을 매겨서 매장에서 팔면 유통마진을 대폭 줄임으로써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수익을 누릴 수 있는, 그런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컬푸드법이 마련됨으로써 지역농산물을 생산•가공•유통하는 생산자들은 이제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공공기관에 지역농산물을 우선적으로 납품할 수도 있게 되었다.

로컬푸드 사업은 2014년 6월 세종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춘희 후보의 핵심공약이기도 하다.

세종시 국회의원이 법안을 내고 세종시장이 사업지원을 추진함으로써, 세종시 소속 입법부와 행정부의 환상적인 세트플레이를 선보인 셈이다.

세종시는 2015년 6월 '세종로컬푸드' 법안을 설립했고, 9월에는 도담동 구청사 부지에 로컬푸드 직매장인 '싱싱장터' 1호점을 오픈했다.

'당일 생산 당일 소비'를 원칙으로 175개 농가가 참여하여 150개 품목을 납품하는 싱싱장터는 '안전하고 신선하고 질 좋은 우리 농산물을 믿고 구입할 수 있는 곳은 없을까? 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8개월 동안 방문 소비자 30만명에 매출 58억원을 기록했으니, 하루 평균 2,100만원이 거래된 셈이다.

2017년에는 아름동에 2호점이 개장되었다.

시정(市政)도 잘 쓰면 약이고 못 쓰면 독인 법이다.

로컬푸드 산업은 도시와 농촌의 균형발전을 이끌어줄 중요한 핵심 고리다.

이를 매개로 농촌살리기 정책들을 언계한다면 세종시는 대한민국의 선도적인 도농복합도시가 될 것이다.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337프로젝트에 그러한 기대가 걸려 있다.

이 정책은 농민•농업•농촌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337이라는 숫자는 세 가지를 보장하고, 세 가지를 육성하고, 일곱가지를 실행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세종시 337 프로젝트>
세종농업의 기본방향 ☞ 3保․3育․7行

「3보(保)」
 ▲농가소득 확대로 농민생활권 보장 
 ▲로컬푸드로 안전한 먹거리 보장 
 ▲도농교류 활성화로 도시민의 삶의 질 향상 및 여가생활 보장

「3육(育)」
 ▲ 친환경 농업․다기능 농업 육성
 ▲ 세종시 농업 브랜드 육성
 ▲ 세종 농업의 차세대 지도자 육성
 
「7행(行)」
 ▲ 세종시표 로컬푸드 시스템 완성
 ▲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업․다기능 농업 육성
 ▲제품․체험․교육․관광이 결합된 세종시 농업 브랜드 추진 
 ▲생활협동조합, 협동조합, 가족기업 등 농업 분야의 사회적 경제 활성화 
 ▲ 농업발전기금 확대 및 투자사업 활성화 
 ▲ 세종형 3농 혁신을 선도할 차세대 영농 지도자 육성 
 ▲ 농업 부시장(명예직) 임명 등 시민참여에 기반한 농정 혁신  

현재 세종시는 신도시건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농업인구와 경지 면적이 줄어들고 있고, 그에 따라 농촌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입지상 소비지인 신도심지와 농촌지역이 가깝다는 장점이 있어 근교농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

말하자면 세종시는 로컬푸드의 최적지인 셈이다.

그러나 세종시건설로 인해 주변 농촌지역의 땅값이 덩달아 치솟은 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

비싼 땅에서 농사를 지어 이윤을 남기려면 부가가치 높은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도시민들은 위한 주말농장이나 농촌체험 등의 농촌관광산업을 결합한 프로그램이 유용할 것으로 타진되고 있다.

또한 농가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직접 가공하고 서비스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생성하는 6차산업을 도입할 필요도 있다.

로컬푸드는 이 모든 시도를 연결해주는 핵심사업이다.

세종시는 그 밖에도 다양한 농촌 육성정책을 개발하여 시행 중이다.

그 중에서도 최첨단 스마트기술을 농업에 응용한 '스마트팜' 기술은 큰 화젯거리였다.

예컨대 세종시 연동면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스마트폰 하나로 노동력 절감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스마트폰에 다운로드된 원격제어관리시스템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여 비닐하우스 창문을 자동으로 열고 닫을 수도권 있고, 미리 설정한 실내온도보다 오르거나 떨어지면 알람을 통해 알 수 있고, 정전 등의 위급상황에는 사이렌이 울린다.

이런 ICT 기술의 힘을 빌리면 농민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농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스마트 기술은 로컬푸드의 생산•유통•판매에도 효율적이다.

생산에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의 정보가 제공되는 통합관리시스템으로 판매관리상의 수고를 줄여준다.

2019년부터 세종시 내 모든 학교에 신선하고 안전한 지역농산물이 급식 재료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로써 지역경제는 활성화되고 생산자와 수요자간의 신뢰를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균형발전의 측면에서 로컬푸드 사업은 세종시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도농복합도시인 세종시에 더없이 적합할뿐더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여 신도심과 읍면지역 간의 격차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도시민과 농촌시민 간의 위화감을 해소하여 공동체 의식 형성에 이바지할 것이다.